MBC <신동호의 시선집중>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 <신동호의 시선집중> (06:15~08:00)
■ 진행 : 신동호 앵커
■ 대담 :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전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


☎ 신동호 >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 그리고 안철수 전 대표간의 갈등의 골 점점 깊어지고 있는 양상인데요. 문 대표는 기존 혁신위에서 만들었던 혁신안을 실천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다 라는 입장이고 안 전 대표는 혁신경쟁을 통한 전당대회를 해서 창조적 파괴를 해야 한다, 이런 입장에서는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2012년 민주당 대선평가 위원장을 맡았던 분입니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연결해서 과연 야당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한상진 교수님!  

☎ 한상진 > 안녕하세요.  

☎ 신동호 >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 한상진 > 네. 

☎ 신동호 > 요즘 좀 걱정이 크실 것 같은데 제1야당의 전·현직 대표 기싸움이 보통이 아닙니다.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현재 상황.  

☎ 한상진 > 사실 전대미문의 파국적인 상황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지지 유권자가 공개적으로 등을 돌리고 있거든요. 야당 역사에서 이런 적은 없었어요. 당이 거의 지금 침몰상태에 있습니다. 아주 심각하죠.  

☎ 신동호 > 이런 침몰상태에 이른 원인이랄까요. 책임론을 굳이 따진다면 어떻게 봐야 할까요?  

☎ 한상진 > 저는 지금 문재인 대표하고 안철수 의원 사이에 의견대립이 일어나고 있는데 문제의 핵심, 그리고 해결의 열쇠는 어디에 있느냐, 누적된 당의 낡은 체질을 이번에 탈바꿈을 해야지 됩니다. 그래야만 유권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어요. 그런데 그걸 하려고 하면 그냥 숨길 게 아니고 진실을 소명하고 그것에 바탕해서 화해를 해야 됩니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손을 잡고 이걸 해야지 돼요. 이게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전 생각하고요 이게 당을 살리는 길이고 저는 이렇게 되면 천정배 의원 같은 신당흐름도 이 안에 같이 동참할 걸로 생각해요. 그 기로에 서 있어요. 그런데 사실은 그 키는 문재인 대표가 갖고 있습니다.  

☎ 신동호 > 다시 말씀드리자면 이미 한 교수님께서 주창하신 바 있는 과거를 소명하고 뭔가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진실과 화해위원회, 이 말씀인 것 같은데요. 해법이. 

☎ 한상진 > 네, 저는 그걸 사실은 2013년 2월 1일 날 대선 패배 이후에 충남 대천에서 열었던 큰 워크숍에서 처음으로 그걸 주장해왔고 그 길을 따르면 대선평가도 쉬워지고 멍든 유권자의 가슴을 위로하면서 당이 대단합하고 다시 출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무도 듣지 않았고 누적된 과오 같은 실수, 같은 실패가 계속되고 그래서 당이 지금 현재 무너지는 상황에 있다고 생각해요. 

☎ 신동호 > 글쎄요. 일단 낡은 체제가 문제다, 그런데 이 낡은 체제를 탈바꿈시키기 위해선 진실과 화해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누차 강조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현재 당내 상황으로만 놓고 본다면 이걸 지금 양측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는 것 같은데 말씀이죠. 현실적으로 낡은 체제를 탈바꿈하는데 최선은 아니라 하더라도 차선책으로 봤을 때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 연대와 안철수 전 대표의 이른바 혁신전당대회, 어느 쪽이 더 낡은 체제를 탈바꿈하는데 적합한 해법이라고 보시는지요?  

☎ 한상진 > 저는 당연히 안철수 의원께서 생각하시는 것이 훨씬 더 근본적인 처방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표가 강조하시는 혁신위의 처방, 혁신안, 그걸 우선 관철해야 된다고 하는 것이 절대 틀린 얘기도 아니에요. 그걸 하는 걸 막아서도 안 됩니다. 그러나 그걸로는 누적된 당의 그 낡은 체질을 개혁할 수 있겠는가 저는 회의적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이제 심사해서 하위 20%를 강제 탈락시킨다는 건데 그게 무슨 감동을 과연 유권자에게 줄 수 있으며 또 그것이 새정연에 무슨 효과가 나오겠습니까. 저는 그것이 필요하고 또 그것부터 해야지 된다고 하는 그 논리는 제가 인정할 수 있지만 그것에 집착하는 거, 그리고 그것만이 당을 살리는 혁신의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커다란 착각이고 이미 떠나고 있는 유권자의 심정을 전혀 헤아리지 않고 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의 기득권을 앞세우려고 하는 그런 처방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동호 > 그러나 안철수 전 대표의 이른바 혁신전당대회를 놓고도 두 가지 문제제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첫째는 혁신전당대회라는 것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현 지도체제의 해체, 다시 말해서 문재인 대표의 퇴진이 전제돼야 한다는 문제가 하나 있고요. 또 하나는 이것이 총선 전에 단합하는 모습의 전당대회가 될 일은 없다. 모두가 각자 지분을 요구하는 이른바 갈등, 또는 분열의 전당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지적 두 가지입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한 한 교수님의 입장 좀 들어보겠습니다.  

☎ 한상진 > 우선 후자는 말이죠. 과거 연장선상에서 서로를 불신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이해해요. 그런데 지금 제가 주장하는 진실의 소명과 이것에 근거한 화해의 물결이 먼저 일어나야 된다 라고 하는 것은 그걸 깰 수 있는 지금, 그런데 그게 어렵지 않아요. 제가 보기에는요. 그걸 예컨대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손을 잡고 그 과정에 갈 수 있습니다. 그동안 어떤 과오가 누적되었는가, 당의 낡은 체질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거기에 대해서 진실을 소명하고 그것에 의해서 서로를 호응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용서한다면 용서하고 이해한다면 이해한다고 해서 손을 잡고 그 진실의 기반에 바탕해서 우리가 청산할 것이 이것이다 그걸 명확히 밝히고 그 길로 같이 가는 이 길을 걸을 수 있다고 하면 이것은 당내 새로운 화합을 일으키는 길이고 유권자에게 새로운 희망, 또는 기대, 감동을 줄 수 있는 이것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안철수 의원은 자신이 공동대표 시절에 경험했던 그 쓰라린 경험, 자신의 과오 단견을 정말 고백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표가 만일 그 과정에 동참한다고 하면 이것은 정말 뜻밖에 굉장한 감동과 새로운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될 수 있어요. 이게 말하자면 혁신전당대회의 어떤 길을 여는 것입니다. 이게 그렇게 많이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에요. 마음만 먹으면. 그리고 기술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누가 뭐 퇴진을 먼저하고 다시 출마 하느냐 라고 하는 것은 충분히 그것은 전문가들이 상의하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문재인 대표가 당헌 이런 것들을 떠나서 스스로 많은 것을 이미 천명한 상태예요. 당헌당규 따르는 건 중요하지만 이런 큰 역사의 방향의 물꼬를 트는, 새로운 반전을 하는 그래서 의표를 찌르는, 그래서 국민들 감동시키는 이 길을 연다고 마음만 먹으면 못할 이유가 난 없다고 생각합니다.  

☎ 신동호 > 글쎄요. 그러나 이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근원적인 처방이 될 순 있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의 깊이라든가 전·현직 대표간의 지금 현재 쌓이고 있는 대립구도로 봤을 때 양측이 흔쾌히 지금 한 교수님께서 지적하신 근원적인 치료의 해법의 길로 갈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은 좀 걱정스러운 측면이 있네요.  

☎ 한상진 > 저는요. 물론 이게 전례가 우리나라에 없고 우리나라 정치 풍토는 조금 더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쉬운 길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렇긴 한데 제가 이해하는 한 안철수 의원은 이 길을 걸을 용의를 갖고 있습니다.  

☎ 신동호 > 진실과 화해위원회 설치라든가 그런 과정을 안철수 의원 측은 용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 

☎ 한상진 > 용의가 있다고 난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과오와 스스로의 판단착오, 스스로의 어떤 잘못을 누구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되돌아볼 때 내가 참 정말 잘못했다, 이것이 당으로 봐선 개혁해야 될 부분이다 라고 하는 낡은 당의 체질을 아주 소상하게 소명할 용의를 갖고 있어요. 문재인 대표가 만일 좋다, 이번 기회에 우리 같이 한번 해보자, 당을 진짜 쇄신시켜보자, 문자 그대로 체질을 한번 바꿔 보자, 무엇이 극복해야 되는가를 우리가 합의를 보자, 손을 들고 같이 나가자, 그런 눈으로 우리가 천정배 의원과 대화하자, 이렇게 나가면 굉장한 감동이 일어날 겁니다. 이것이 왜 불가능한 겁니까? 정치라고 하는 것은 살아 있는 생물이고 서로 의견만 맞는다고 하면 그리고 그것이 누구를 죽이고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처벌하고 하는 목적이 아니고 진실 소명에 근거한 당의 화합과 그것을 통한 새로운 비전, 이걸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궁극적인 목적에 동의한다고 하면 사실 못할 이유가 없죠. 단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됩니다. 서로가 솔직해져야 되고 정직해져야 되니까요. 

☎ 신동호 > 결국 그렇다면 공은 문재인 대표가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설치하고 동참하는가 여기에 해법이 달려 있다, 이렇게 봐야 되겠군요. 

☎ 한상진 > 그분만 이것에 만약 동의한다면, 정말 마음을 바꿔서 이것이 이걸 통해서 우선 도망가는 유권자, 등을 돌리는 유권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잡아야 된다고 하는 판단을 내리면 정치 세계에서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왜냐하면 유권자가 변하고 있으니까요. 이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간판스타를 바꾼다고 됩니까? 이건 안 될 문제예요.  

☎ 신동호 > 글쎄요. 이게 만약에 새정치민주연합이 종교단체라면 금방 될텐데 이게 정치단체란 말씀이죠. 그래서 현실 적인,  

☎ 한상진 > 목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 목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 목적을 위해서 가는 거니까요. 

☎ 신동호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단독 결정이 어려운 것은 각 계파별 의원들의 입장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포함돼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데 안철수 의원 쪽을 비판하는 입장은 이런 얘기입니다. 혁신전당대회를 주장하는 것이 기존에 혁신안도 충분한데 이렇게까지 강하게 혁신전당대회를 주장하는 것은 결국은 안철수 의원도 향후 총선에서 자신의 지분을 요구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 즉 현실성이 없는 이런 주장의 바탕에는 공천지분이 있다,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한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한상진 > 그렇게 주장하는 분이 있겠죠. 저는 이런 걸 보면 2012년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사실 둘이 협력해야 되는데 둘을 완전히 양분시키는 어떤 전략이 나왔고 그것이 굉장히 상처를 줬습니다. 지금도 비슷한 것이 나오고 있어요. 그게 그런 것이 어디서 나오느냐, 그게 뭐 안철수 의원 쪽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 그 새정연에 제 느낌에는 정말 이걸 이끌고 있는 어떤 중요한 파벌들 말이죠. 패권적... 

☎ 신동호 > 쉽게 말씀드려서 혹시 그 그룹을 친노그룹이라고 지금 보고 계신 건가요?  

☎ 한상진 > 친노라는 용어는 쓰지 않지만 사람들이 친노라고 부르는 그 그룹이 이 모든 문제를 조정해가는 어떤 전략을 쓰고 있고요. 결과적으로는 당을 망칠 굉장히 큰 위험을 안고 있다고 나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신동호 > 불 보듯이 뻔하게 이것이 파국으로 가는 길인데 이른바 패권그룹에서 이렇게 끌고 가는 이유는 어디 있을까요?  

☎ 한상진 > 그것은요. 너무 심한 오해일진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새정연을 큰틀로 아울러서 서로 이해하고 같이 화합을 하려고 하는 역사적 흐름이 이게 그냥 쉽게 되는 건 아니에요. 상당한 파열음이 있을 수 있고 어떤 의미에서는 갈등이 생길 수 있고 그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가려고 하는 용기가 있어야 되고 마음이 크고 도량 있고 포용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어야 되는데 현재 제가 보기엔 그 패권적 어떤 계파라고 할까요. 상당히 모든 그 말씀하시는 것 보면 상당히 양분법적이고 그 다음에 굉장히 자기 기득권을 먼저 앞세우는 그런 논리를 취하고 있어요. 제 눈에는 그게 훤히 보입니다. 사실상. 그런데 국민이 그걸 못 보느냐, 국민도 다 보고 있어요. 지금 현재. 그리고 그렇게 간다고 하면 당의 분열, 당에 누적된 과오를 해결하는 길은 없고 더욱이나 총선을 맞이해서 국민의 마음이 떠나고 이반하고 있는데 이걸 막을 길이 난 없다고 생각합니다.  

☎ 신동호 > 다시 말해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의 미래를 향해서 진실과 화해위원회 설치, 이 작업이 당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런 말씀이신 거군요. 

☎ 한상진 > 문재인 대표가 마음만 먹으면 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신동호 > 이제 공은 한 교수님 말씀대로 하면 문 대표의 결단 쪽으로 가는 거군요.  

☎ 한상진 > 시간이 지금 다가오고 있습니다.  

☎ 신동호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 한상진 > 네, 감사합니다.  

☎ 신동호 > 지금까지 전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이었죠.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원문:  2015-12-02  /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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