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호 > 요즘 야권 상황을 놓고 야권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단 새정치민주연합은 내부적으로 당 정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인데요. 일단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타결 지었습니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사퇴한 이후로는 계파청산이라든가 국회의원 세비동결 같은 혁신 안들도 지금 속속 준비하고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제 내일모레 9일이죠. 원내대표를 선출하게 되면 모양상 외관상으로는 당의 어떤 그 내부 정비는 이루어지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과연 말했던 것처럼 야권 내부에 뿌리 깊은 계파청산, 이것이 사실은 모든 문제의 근원으로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 나오고 있고요. 그래서 오늘은 지난 대선 직후에 당시에도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였습니다만 당시 민주당의 대선평가위원장을 지냈던 분이죠. 한상진 서울대 교수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한상진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한상진 > 네, 안녕하세요.
☎ 신동호 > 예, 고맙습니다. 지금 중국에 계시죠?
☎ 한상진 > 네, 베이징에 있습니다.
☎ 신동호 > 지금 베이징대에서 강의를 하신다고 들었는데 어떤 강의 하고 계신가요?
☎ 한상진 > 한국하고 중국의 사회변동을 비교하는 강좌인데요. 서울대학교하고 베이징대학교가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진행하는 사이버공동강의입니다.
☎ 신동호 > 동시에 양국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강의를 하시는 거군요.
☎ 한상진 > 예, 서울대도 같은 시간에 하고요.
☎ 신동호 > 시차가 1시간 있기 때문에 거기가 더 이른 시각인데 이렇게 연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한상진 > 예, 고맙습니다.
☎ 신동호 > 지금 새정치민주연합, 이 야권의 위기, 야권의 미래가 있는가 라는 걱정의 목소리가 참 높습니다. 최근에 이 정치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여야 합의, 3차 합의안이 도출되면서 박영선 원내대표는 사퇴를 했고요. 그 가운데 가장 야권 내부를 시끄럽게 했던 것이 아무래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상돈 비대위원장 영입파동, 파동이란 표현을 제가 썼습니다만 이런 것부터 해서 3차 합의안 도출 이후 사임까지가 어떻게 보면 드라마틱하고 상당히 야권 내부를 곤혹스럽게 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또 여러 가지 아픈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고요. 이 일련의 정치과정을 한 교수님 어떻게 지켜보셨는지 소회부터 듣겠습니다.
☎ 한상진 > 네, 저도 많이 걱정을 했었어요. 박영선 비대위원장이 체제를 시작한다고 할 때 미래가 어둡다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사실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빨리 그리고 더 악화된 형태로 결국 결말이 난 셈이에요. 참 가슴이 아픕니다. 제가 비판을 했지만 뭐 당이 잘 되길 바라는 뜻에서 일종에 경고를 한 건데 아주 심각한 지금 파국 상황에 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이 파국 상황에서 뭔가 한국정치와 유권자에게 희망을 주는 상태로 전환이 될지 아니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듯이 붕괴 또는 와해의 길로 갈지 사실 촉각이 서는 굉장히 중요한 어떤 분기점에 서 있는 것 같아요.
☎ 신동호 > 지금 출발 당시부터 박영선 비대위원장의 출발 당시부터 전망을 좀 어둡게 했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그런 전망을 하셨던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요?
☎ 한상진 > 지난번에도 제가 한 번 말씀 드렸는데, 제가 박영선 비대위원장 과거에, 그 원내대표 비대위원장을 관찰한 바에 의하면 그분은 굉장히 성취 욕구는 강하지만 타인과의 소통에 대해선 조금 뭐라고 그럴까 생각이 없는 분 같고 그리고 또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행위 결과에 대한 책임윤리가 저로서는 거의 발견이 안 된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그런 성품으로 만일 계속 간다고 하면 당이 제대로 되겠느냐 이런 생각을 했는데 참 유감스럽게도 제가 관찰했던 성품이 죄송한 말씀이지만 더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이 됐다고 봐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저는 이것도 현재 당을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간 굉장히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동호 > 박영선 원내대표에 대한 어떤 평가 부분은 한 교수님의 개인 의견으로 저희가 짧게 듣도록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3차 합의안 도출까지 1차, 2차 합의안, 물론 유가족 측에서 반대를 하긴 했습니다만 이 협의과정에서 뭔가 어떤 그 정치력, 협의의 능력, 뭐 이런 것들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던데요.
☎ 한상진 > 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의 관점에서 봐선 그 당을 추스르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면 절대적으로 어떤 개인의 확신에 의해서 문제를 풀어가기보다는 소통을 통해서 최소한의 어떤 합의를 도출해가면서 일을 추진하는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결여돼 있었기 때문에 그분을 지지했던 많은 당내 의원들조차도 오히려 그분에게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그런 상황으로 반전이 된 거죠.
☎ 신동호 > 지금 박영선 원내대표의 어떤 책임론을 말씀하셨습니다만 그러나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이 그간에 세월호 특별법 협의과정에서도 그렇고요. 그 이후 상황도 그렇고 실은 누가 대표가 됐더라도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없다, 그 이유인 즉은 계파정치 때문이다, 이런 지적도 큽니다만 당내 계파 움직임이랄까요. 이런 정치행태에 대해선 어떤 평가하고 계십니까?
☎ 한상진 > 사실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갈등이 심각하고 때로는 매우 배타적인 형태로 충돌한다고 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사실은 저는 계파갈등은 나타난 결과고 그것을 만들어내는 원인을 우리가 다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신동호 > 계파갈등의 원인이요.
☎ 한상진 > 예, 계파갈등의 원인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은 따지고 보면 당 안에서 거의 소통이 되지 않고 서로가 배타적으로 권력투쟁하고 있는 것이 중요한 원인입니다. 만일 그 안에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어떤 책임논리를... 소통이 된다고 하면 저는 계파갈등이 훨씬 완화될 수 있고 좀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그것이 행사될 수도 있는 길이 없지 않다고 봐요. 그러나 현재는 소통이 꽉 막히고 그래서 당 안에 있는 기가 흐르지 않고 뭉치니까 굉장히 지금 어려운 상황이죠.
☎ 신동호 > 계파 간에도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한상진 > 전혀 안 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신동호 > 이렇게 계파 간에 소통이 안 되고 있는 이유는 역시 어떤 당권이라든가 어떤 이런 문제 때문이라고 보시는 거고요?
☎ 한상진 > 그러니까 서로 간에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지 되는데..
☎ 신동호 >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없다,
☎ 한상진 > 공유할 수 있는 가치도 없고 더구나 중요한 것은 당에 대한 헌신을 가지고 책임윤리를 서로 공유하고 그래서 서로를 인정해야 됩니다. 그러나 현재는 그런 상태가 아니거든요. 무슨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다 쉬쉬하고 넘어가고 또 봉합하려고 하니까 그런 상태에서 서로 승복하기가 어렵죠, 이게. 그래서 당의 기본체질을 어떻게 바꾸느냐, 이것이 사실 저는 중요한 문제라고 봐요.
☎ 신동호 >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가 들어섰고요. 이제 내일모레면 원내대표도 선출이 됩니다. 지금 현재 비대위원 면면을 보면 지금 말씀하셨던 각 계파의 수장들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지금 다 포함이 돼있거든요. 자, 이 비대위에 이렇게 각 계파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것, 이것은 바람직하다고 보시는지요?
☎ 한상진 > 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 신동호 >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요?
☎ 한상진 > 왜냐하면 계파의 수장들이 모여서 비대위를 구성한다면 이건 거의 마지막 카드입니다. 만일 이 비대위가 실패한다면 당에서는 더 이상 카드가 없는 거예요. 상당히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고 봐요.
☎ 신동호 > 마지막 카드를 미리 썼다,
☎ 한상진 > 따라서 이 비대위의 구성은 실질적인 당의 여러 가지 의견들을 명실공히 대변할 수 있는 균형을 찾아야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거기서 나온 결정을 우선 당 의원들이 다 수용하기가 어렵고 국민들도 수용하기가 어렵겠죠. 그런데 현재는 그렇게 안 돼 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모습입니다.
☎ 신동호 > 그 동안은, 이 비대위 구성에 앞서서요. 오히려 정치권에서도 그렇고 차라리 각 계파의 수장이 비대위에 들어와서 각자의 목소리를 직접 내라, 뒤에서 막후정치 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내고 있다, 앞서 말씀하셨던 소통의 문제도 포함되겠습니다만 그런 취지의 발언도 있던데요.
☎ 한상진 > 예, 그런 의견도 있을 수 있어요. 만일 각 계파를 대표하는 사람들과 그 다음에 더 나아가서 민주당의 의원들의 다양한 주장을 반영할 수 있는 비대위가 구성이 되고 거기에서 여러 가지 토론을 통해서 합의에 도출한다고 하면 그 합의에 의해서 새로운 대표체제가 구성되지 않겠습니까? 그러한 상태에서 예컨대 일부에서 거론되듯이 문재인 의원이 차기 당권을 차지한다, 이런 상황이 된다 하더라도 저는 그건 그렇게 나쁜 모습은 아니라고 봐요. 왜냐하면 문재인 의원은 지금까지 보면 항상 당하고 일체감을 갖질 못 했습니다. 보면요.
☎ 신동호 > 일체감을 갖지 못 했다고요?
☎ 한상진 > 예, 당으로부터 거리를 지키고 있었고 본인은 잘하고 있는데 당이 뭐가 잘못돼 갖고 항상 거기서 어떤 피해를 느끼고 있다고 하는 어떤 피해의식까지 저는 있었다고 봐요. 그런데 이렇게 해선 당을 이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분이 이제는 진정으로 당을 책임지고 관리하고 이끌 수 있는 어떤 위치에 들어선다고 하면 그것은 그분을 위해서도 좋고 당을 위해서도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 몰라요. 그런데 그게 그분한테 큰 기회가 되겠지만 사실은 잘못하면 사실은 그 위기가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가능성이 현재 오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 신동호 > 그런 위기가 될 가능성이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염려도 좀 하고 계신 거고 그 동안 문재인 의원이 당과 혼연일치 돼서 가기보다는 좀 거리를 두고 비판자적 입장이었다, 이런 얘기시군요.
☎ 한상진 > 예, 당과 자신을 일치화 시키지 않았다고 난 생각합니다. 그 안에 거리를 두고 있다고 봐요. 지난 18대 대선 때도 그랬고요. 이번 세월호 협상 때도 그랬고요. 당의 실질적인 오너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거기에 헌신하고 투사하고 뭔가 당을 결속시키려고 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보다는 그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계속 행동을 해왔다고 봐요.
☎ 신동호 > 지금 비대위원 구성과 관련해서 뭔가 중도개혁파의 의견이 들어갈 여지가 없다, 비대위원의 면면을 봤을 때요. 일단 중도개혁을 표방했던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참여를 못한 상태고요. 그래서 뭐 정동영 고문이라든가 추미애 의원 등등이 비대위원 추천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래서 이 의견이 비대위에 당내에 골고루 강온 이야기까지 함께 나올 수가 있겠는가 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어떻게 보십니까?
☎ 한상진 > 저는 원칙적으로 옳다고 생각합니다. 비대위원에 꼭 계파수장이 돼야 된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봐요. 그런데 저는요. 누가 비대위를 구성하느냐 라고 하는 것도 참 중요한 문제지만 비대위의 진영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와 같이 관리형 비대위로 스스로 역할을 규정하는 것은 매우 근시한적이고 협소한 거라고 저는 봐요. 제가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예컨대 말이죠. 문재인 의원은 세월호 협상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일종에 패배했다고 얘기했습니다. 만일 그렇다고 하면 왜 패배했는가, 저는 박영선 체제가 참담하게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랬는가, 이런 것들을 상투적으로 바깥에서 원인을 찾지 않고 안에서 찾는 그런 정직한 진단이 지금 필요한 상황이에요. 이런 과오를 다신 않겠다고 하는 결연한 의지가 강해서 살아나야지 당의 생명력이 소생이 됩니다. 그런데 새정치연합은 그걸 안 하거든요.
☎ 신동호 > 비대위의 구성의 문제가 아니고...
☎ 한상진 > 그래서 이걸 정말 돌파할 수 있는 어떤 특단의 혜안과 조치가 저는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지금 안일한 자세로 가고 있다고 생각돼요.
☎ 신동호 > 지금 말씀하신 특단의 조치라는 것이 결국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가야 할 길과도 부합이 될 텐데 어떤 조치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 한상진 >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비유적으로 얘기하면 기가 통하지 않으면 기가 뭉치면 사실 뱃속에 가스가 꽉 차고 굉장히 불편하거든요. 그러면 가스를 빨리 빼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비대위가 하는 일이 뭐냐, 뚜껑을 열어서 가스를 빼야지 되는데 뚜껑을 꽉 닫으려고 한단 말이에요. 문제를 봉합하고 갈등을 봉합하는데 집착하고 있거든요. 이건 저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신동호 > 오히려 분출시켜야 된다.
☎ 한상진 > 예, 오히려 이걸 뚜껑을 열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현재는 지도부가 상당히 공포심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판도라의 상자를 잘못 열면 갈등이 표출되고 그러면 당이 크게 파괴될 것이다라고 하는 염려 때문에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는 꼭 이게 옳은 진단인 것 같지가 않아요. 좀 너무 가혹한 비유일지 모르겠어요. 제 느낌에는 새정연은 일종에 또 하나의 세월호 같은 신세가 될지 모른다는 염려를 갖고 있습니다.
☎ 신동호 > 지금 좌초의 위험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한상진 > 왜냐하면 새정연은 이미 정상적인 항해를 하기가 힘들만큼 제가 보기에는 기울어진 상태거든요. 30도 45도 이렇게 기울어집니다. 제 느낌에는 사람들은 빨리 가라앉는 배를 떠나서 새로운 배로 갈아타야 돼요. 그런데 비대위가 하는 일이 뭡니까? 우리가 계파수장들이니까 우리를 믿고 여러분들 다들 선실 안에 그대로 있으라고 방송하는 것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인 과정과 생각의 틀을 지금 바꿔야 될 때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지금 커다란 문제라고 봐요.
☎ 신동호 > 혹시 새로운 배로 갈아타자 라는 것이 분당이라든가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하시는 말씀인가요?
☎ 한상진 > 아닙니다. 꼭 분당을 얘기하는 건 아닙니다.
☎ 신동호 > 당내에 새로운 틀을 만들어달라는 얘기군요, 예.
☎ 한상진 > 예.
☎ 신동호 > 알겠습니다. 아쉽습니다만 시간관계상 여기까지만 들어야 될 것 같은데요. 야당을 위한 고언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