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바꿈하는 세계의 보수와 진보 1. 배경 2020년 5월 27일, 중민재단은
"코로나19 정부정책과 국민의식조사로 드러난 한국사회의 새로운 변동양상” 이라는 주제로 제1차 언론브리핑을 프레스센터에서
가졌다. 이날 한상진 중민재단 이사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전통적인 보수와 진보의 정치 성향(그림1)을 국민의식조사 설문 결과와 비교 설명하며 정치 지형의 탈바꿈 현상에 대해 주목했다.
▲ 그림 1: 보수와 진보 정치 지형의 주요 특징 전통적으로 보수와 진보의 정치 성향은 대립적이고 경쟁적인 구도를 취해왔다. 그러나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전까지 국가권력보다는
시민사회 중심에 섰던 진보가 보수화되어 국가권력 중심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2는 '사회 위기 시 정부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0점에 놓고 '시민 의견 존중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10점으로 놓았을 때, 보수와
진보성향 응답자의 평균 지수를 파악해본 것이다. 2010년 동일한 조사에서 보수는 평균 5.22, 진보는 6.02로 나타났으나, 2020년 조사에서는 진보가 3.87, 보수는 5.12로 나와, 10년 만에 양측의 입장이 완전히 뒤바뀐 결과가
되었다. 보수와 진보의 입장 차이도 10년 전 0.8포인트에서 2020년에는
1.25포인트로 크게 벌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그림 2: 보수와 진보의 우선순위 비교 2. 연구 목표 본 연구는 2017-2020년 기간에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진행된 글로벌 리서치 네트워크 프로젝트(Global Research Network
Project)를 더욱 확장시킨 것으로서, 울리히
벡의 지구적 위험사회론의 관점에서 세계의 탈바꿈 현상을 분석하려는 것이다. 위의 배경 설명에서 언급한
한국의 발견에서 시작하여 동일한 설문지를 10개 언어로 번역하여 전 세계 30여개의 대도시 시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수집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 있다. 진보와 보수의 정치지형의 변화가 동아시아를 포함하여 다른 대륙(지역)의 국가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될 수 있는지
검증하고 세계 도처에서 확인되는 추세와 의미를 규명하고자 한다.
3. 설문내용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설문은 다음과 같다. “사회가 위험에 직면할 때, 정부가 공적 권위를
대변하기 때문에 정부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위험에 부딪치는 것은 시민이기 때문에
정부는 시민의 의견을 존중해서 적절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둘 사이에 큰 격차가
있다면, 귀하는 어느 쪽에 가깝다고 느끼십니까?” 이상의 설문에 대하여 1-10점의 척도가 있는
응답을 구했다. 4. 주요 분석
결과 세계 30개 대도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한국에서 발견했던 경향이 거의 모든 세계도시의 시민사이에도 발견되었다. 전통적으로 시민사회 중심에
섰던 진보적 시민들이 보수화되어 국가권력중심으로 변화한 반면, 전통적으로 국가권력 중심이었던 보수적
시민들이 상대적으로 시민중심의 방향으로 이동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림 3은 진보성향을
가진 시민들 가운데 국가권력중심 지향으로 변모한 시민의 규모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진보적 시민은 전통적으로 시민사회중심의 정치 성향을 보여왔지만 이번 조사결과 오히려 국가권력지향으로 크게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진보성향 시민의78.4%가
국가권력중심으로 변모되어 수치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정치지형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서울의 뒤를
이어 토론토, 타이페이, 오슬로, 싱가포르, 시드니, 로마
등이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홍콩의 가장 낮은 수치는 현재 강력한 민주화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정치적 상황에 따른 결과로 이해된다.
 ▲ 그림 3: 진보성향 시민의 국가권력중심 지향성
그림 4는 보수성향을
가진 시민들 가운데 시민사회중심 지향으로 변모한 시민의 규모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전통적으로 보수적 시민은 사회의 질서와 안정에 보다 관심을 가지고 국가이익을 추구하여 국가권력중심의 정치 성향을 보여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시민사회중심으로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국가권력중심 지향이 현저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뉴델리와
타이베이를 제외하고 모든 세계 도시에서 40% 이상의 보수적 성향의 시민들이 시민사회중심으로 변하는
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현상이다. 수치상으로 거의 모든 서구 국가에서 그 규모가 50-70%를 나타내고 있다. 특이한 경우는 대만이다. 대만은 진보성향을 가진 시민과 보수성향을 가진 시민 모두 타 국가들에 비해 국가권력중심 지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어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 그림 4: 보수성향 시민의 시민사회중심 지향성 그림 5는 각 도시 별 진보성향과 보수성향의 시민들
가운데 국가권력중심 지향을 갖는 시민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그림 5에서 서울은 진보성향의 78.4%와
보수성향 시민의 57.7%가 국가권력중심 지향성을 보인다. 이것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 정치지형이 전반적으로 국가권력 중심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뉴욕은 보수성향 시민의 35.7%만이 국가권력중심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림 6은 시민사회중심 지향을 수치로 정리한 것이다. 즉 진보성향과 보수성향의 시민들 가운데 시민사회중심 지향성을 보이는 시민이 각각 어느 정도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자료분석 결과, 서구 대도시의 경우, 예외 없이 보수적인 성향의 시민들이 진보적인 성향의 시민들보다 더 시민사회중심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런던, 파리, 시드니, 웰링턴 등 각 대도시의 보수성향 시민들의 절반 이상이 시민사회중심
경향을 보이고 있다. 거듭 말하지만, 전통적으로 보수는 국가권력중심
입장을 표방해왔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이후의 조사 결과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
 ▲ 그림 5: 국가권력중심 지향성을 가진 ▲ 그림 6: 시민사회중심 지향성을 가진 진보와 보수성향의 시민 진보와 보수성향의 시민 그림 7과 그림 8은 국가권력중심과
시민사회중심 지향성이 진보성향과 보수성향 시민의 두 축을 따라 어떻게 분포되는지를 보여준다. 그림 7에서 홍콩을 제외한 대부분의 도시가 국가권력중심 중심선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다. 즉, 도시 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국가권력중심 지향과 진보성향의 시민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 그림 7: 진보와 보수의 국가권력중심 산포도 반면 그림 8에서는 홍콩을 제외한
대부분의 도시가 시민사회중심 중심선 위쪽에 위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도시 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민사회중심 지향과 보수성향의 시민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그림 8: 진보와 보수의 시민사회중심 산포도 지금까지 결과를 종합해 보면, 세계적으로
진보와 보수성향의 시민이 기존의 전통적인 경계를 무너뜨리는 구조적 변동을 이끌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것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을 받아 세계의 전반적인 정치지형이 근본적으로 탈바꿈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5. 이후 작업에 대한 논의 이상의 결과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더 확실하고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좀 더 긴 시간동안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하며 또한
멀리 보는 이론적 통찰이 필요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파생된
이러한 변화에 따른 연구 결과는 앞으로 민주주의의 미래와 관련해 큰 함의를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연구의 시작은 한국의 정치 변동이 비단 한국에서만 일어나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의 정치 변동이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지엽적인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구조적
정치지형의 변동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세계적 변화가 코로나19에 따른 국가 권력의 강화와 어떠한 관계를 맺으며, 이것이 민주주의의
미래와 인류문명에 대해서 어떠한 함의를 내포하는지 주의 깊게 분석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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